말없이 세상떠난 '구두쇠' 아버지…"父 숨은 재산 어떻게 찾죠?"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아버지가 재산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사망해서 상속 재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자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상속 재산 처분 방법을 묻는 자녀 A씨 고민이 소개됐다.

A씨는 어렸을 때도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지 못했다. 학용품을 사야 할 때조차도 사정사정해서 허락을 맡아야 했다. 대기업에 다녔던 아버지는 "아끼고 모아야 한다"고 매일 잔소리하며 돈에 집착했다.

A씨가 어른이 돼도 아버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A씨와 동생들은 대학에 다니는 내내 아르바이트했고, 스스로 돈을 마련해 결혼까지 했다. 아버지는 한 푼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와 자식들 관계는 조금씩 멀어졌다. 명절이나 아버지 생신 때만 만났다. 그래도 A씨는 아버지 칠순을 앞두고 한 번쯤은 다 같이 여행을 가야 할 것 같아서 계획을 세웠다.

여행 계획을 말하는 A씨에게 아버지는 갑자기 "위가 아프다"며 병원에 함께 가자고 했다. 병원 진단 결과 아버지는 위암 말기였다.

A씨는 황급히 자신의 집으로 아버지를 모셨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아버지는 임종을 앞둔 순간까지도 재산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상속 재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냐"고 도움을 청했다.

임경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피상속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하거나 평소 가진 재산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사망한 경우 상속인들은 재산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그런데도 상속인은 법정 신고 기한까지 부동산과 금융 재산 등 상속 재산에 대한 상속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행정안전부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금융 거래와 토지, 자동차 등 재산 확인을 위해 개별기관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 한 번의 통합 신청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며 "A씨는 이를 이용하거나 주민센터를 방문해 아버지 재산을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 변호사는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제1순위 상속인인 자녀와 배우자, 이들의 대리인이 신청할 수 있다. 1순위 상속인이 없다면 2순위 상속인인 부모가 신청 가능하다"며 "상속 재산은 자동으로 분배되지 않는다. 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없었다면 법원 심판에 의한 상속 재산 분할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제들과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상속 재산 분할 심판을 청구해야 한다"며 "만약 미리 재산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이를 고려해 분배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 분할 협의에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면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주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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