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불법체류자와 성소수자에 자비를"…트럼프에 호소한 성공회 주교
등록 2025.01.22 17:45:39 수정 2025.01.22 21:24:25
미국 워싱턴 성공회 주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튿날인 21일(현지시각) '국가기도회' 설교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이같이 당부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22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설교를 맡은 마리안 버드 주교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앉아 있는 트럼프를 향해 "대통령님 마지막 한 가지 부탁을 드리겠다"며 강하게 호소했다.
버드 주교는 트럼프가 취임 연설 때 "신의 손길을 느꼈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며 "민주당, 공화당, 중도의 가족에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자녀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들은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민자들에 대해 언급하며 "이들 대다수는 범죄자가 아니라 국가에 세금을 내는 우리의 이웃"이라며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하고 성수자 등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서명한 행정명령은 '남성과 여성의 두 성'만을 인정하도록 하고, 이민 지침에서는 출생 시민권 폐지, 남부 국경 군대 파견, 난민 수용 프로그램 중단 지시 등이 담겼다.
이후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은 트럼프는 "별로 흥미롭지 않다"면서 "좋은 기도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버드 주교의 발언을 비판했다.
조지아주 하원의원 마이크 콜린스는 "이 설교를 한 사람은 추방 명단에 추가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도회는 종교 초월 행사로 진행됐다.
이 기도회는 1933년 시작된 전통적인 미국 대통령 취임 행사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도회에 참석함으로써 공식 취임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를 비롯해 JD밴스 부통령 부부, 마이크 존슨 미 연방 하원의장 등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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