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코인 투자 실패…이혼하면 빚 함께 갚아야 하나요?"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코인 투자 실패로 큰 빚을 지게 된 남편과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결혼 4년 차인 여성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남편 B씨는 건축 회사에 다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회사가 어려워져 사직하게 됐다.

다른 건축 회사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그마저도 어려웠다. 결국 B씨는 이력서 쓰기를 포기하고 중고 오토바이를 구매해 배달 일을 시작했다.

B씨는 하루 10시간 이상 배달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수입을 올렸다. 그는 저녁 늦게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작은 방에서 유튜브 보는 것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B씨는 우연히 코인 관련 유튜브 방송을 접하면서 소액을 투자했다.

이와 관련 A씨는 "처음에는 제법 수익이 난다고 했다. 남편에게 어떤 기준으로 매매하냐고 물었더니, 어느 코인 유튜버 이름을 말하면서 그 사람 포지션과 반대로 매매하면 된다고 했다. 처음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진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B씨는 더 많은 돈을 끌어모아 투자했다가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급기야 그는 한 번에 손실을 만회하겠다며 빚을 내면서 투자했다가 결국 원금은커녕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지게 됐다.

B씨는 대출 이자를 내기 힘들어 A씨 몰래 여러 곳에서 생활비를 대출받았다. 그러다 결국 A씨에게 사실을 털어놓으며 이혼을 요구했다.

A씨는 "제가 남편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건 아닌지 너무 걱정된다"며 "이혼하면 남편의 빚이 제게 영향을 미치냐"고 물었다.

법무법인 신세계로 신고운 변호사는 "현행 부부재산제도는 부부별산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부부 각자의 채무는 각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라며 "부부가 이혼할 때도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 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남편이 지게 된 빚은 일상 가사와 무관한 투자 실패로 인해 발생한 것이므로 이혼 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부 중 일방이 주식, 코인 등 투자를 통해 수익이 발생했다면 해당 수익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 이와 같이 부부 중 일방이 주식, 코인 등 투자를 통해 손실이 발생했다면 해당 손실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으로서는 '나 혼자만 잘 살자고 투자한 것도 아니고 같이 잘 살려고 그랬던 것인데 빚을 혼자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당시 남편의 채무부담행위가 부부 공동의 이익을 위한 투자로 인정된다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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