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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낙태 여성이 낳은 아이는 지능 낮아"…포스터 문구에 中 '발칵'

등록 2025.01.14 01:00:00 수정 2025.01.14 04: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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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중국의 한 병원이 "낙태(임신중절)를 경험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반항적이고 지능 지수가 낮다"고 주장해 비난이 일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병원이 "낙태(임신중절)를 경험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반항적이고 지능 지수가 낮다"고 주장해 비난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 허위안시에 있는 한 병원은 환자 대기실에 낙태를 반대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부착했다.

포스터에는 '효도는 모든 건전한 행위 중에서 가장 으뜸이며 음행은 모든 불건전한 행위 중에서 가장 나쁜 행위'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 낙태와 유산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문구와 함께 우울증, 불안, 불면증, 자궁내막염, 불임 등 낙태의 부작용을 안내했다.

논란이 된 것은 빨간색으로 강조된 문구였는데, '낙태는 가문의 대를 끊고 남성 가족의 활력을 해친다' '낙태를 경험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반항적이고, 화를 잘 내고, 부모에게 무례하고, 저체중이고, 지능 지수가 낮고, 건강이 나쁘다' 등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한 '성질이 나쁜 아이'를 여아로, '성질이 좋은 아이'를 남아로 묘사하는 이미지를 사용해 성별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해당 포스터를 접한 누리꾼들은 "어떻게 공익 캠페인이 봉건적 미신을 선전하는 것으로 변질됐나" "청나라 시대로 돌아간 느낌" "낙태가 여성의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건 맞지만 남성과 가족에게 해를 끼치는 것으로 왜곡됐다" "정말 터무니없는 일"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한 지역 주민은 "허위안시의 많은 가정에서 태아의 성별을 확인하고 여아인 경우 낙태를 요구한다"며 "해당 포스터는 이러한 관행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논란이 커지자 병원 관계자는 "우리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외부 기관인 지역 위생건강위원회가 한 일"이라며 "우리 병원은 이 캠페인을 추진 및 검토하지 않았고 전시만 허용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2023년 중국에서는 약 900만 건의 낙태가 이뤄졌다. 같은 해 출생아 수는 902만 명으로 집계됐다. 낙태 건수의 50% 이상은 15~24세의 미혼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낙태 여성이 낳은 아이는 지능 낮아"…포스터 문구에 中 '발칵'

등록 2025.01.14 01:00:00 수정 2025.01.14 04:0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