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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새가 날개 껴서 착륙 못해"…사고 직전 탑승자의 다급한 문자

등록 2024.12.29 18:01:07 수정 2024.12.29 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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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활주로 이탈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여객기가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로 착륙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사진=뉴스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활주로 이탈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여객기가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로 착륙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날 무안공항에서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가족을 기다리던 A씨는 "가족으로부터 항공기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을 끝으로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탑승객 B씨는 오전 9시 A씨에게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을 못 하는 중"이라고 알렸다.

언제부터 그랬느냐는 A씨의 물음에 B씨는 "방금. 유언해야 하나"고 답했다. B씨는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항공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 공항 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전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주의 경고를 한 지 1분 뒤 조종사가 긴급구조신호인 '메이데이' 선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통해 "(사고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다가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줬다"며 "직후 얼마 안 있어 조종사가 메이데이 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 따르면, 사고기는 활주로의 01방향(가까운 방향)으로 착륙하려다 관제탑의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받았고, 1분 뒤 기장이 메이데이를 선언했다. 메이데이 선언 2분 뒤 당초 착륙 방향이 아닌 19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다.

주 실장은 "관제탑에서 복행하지 않고 19방향으로 착륙하도록 허가했고 조종사가 수용하고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치고 담벼락까지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항공당국은 관제기관과 조종사간 교신기록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한 뒤 세부 관제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아울러 당국은 조류 충돌 주의 경고가 내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사고로 이어진 배경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조 실장은 "조류 충돌 위험 경보는 출몰한 조류 숫자 등을 보고 관제기관이 통보했을 것"이라며 "(출몰) 규모 등은 파악해 보겠다"고 전했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의 비행시간은 기장이 6823시간, 부기장은 1650시간으로 파악됐다. 기장은 2019년 3월, 부기장은 2023년 2월 사고기 조종을 맡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오후 4시49분 기준 무안군 항공기 사고 사망자는 151명이다. 남자 71명, 여자 71명, 확인 불가 9명이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인원은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총 181명이다.

태국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 전원이 한국인이다. 탑승객 연령대는 2021년생 3세 남아부터 70대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유치원생, 초·중·고등학생 10대 탑승객도 15명으로 확인되고 있다.

생존자는 승무원 2명뿐이다.

당국은 사망자와 생존자를 제외한 나머지 28명에 대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동체 파손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실종자 전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새가 날개 껴서 착륙 못해"…사고 직전 탑승자의 다급한 문자

등록 2024.12.29 18:01:07 수정 2024.12.29 1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