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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엄마" 살갑게 부르던 中 남성…외로운 노인 노린 사기극

등록 2025.01.22 04:30:00 수정 2025.01.22 09: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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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중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노년 여성에게 접근해 약 56만 위안(약 1억 1074만 원)을 갈취했다.(사진=BAIDU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화연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노인에게 접근해 약 56만 위안(약 1억1074만원)을 갈취했다.

20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탕 씨는 미혼으로 자녀가 없는 상황에서 외로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중, 조카 강씨는 탕씨가 정체불명의 남성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송금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남성은 산시성 출신으로, 4만2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마오씨였다. 그는 농민들의 상품 판매를 돕거나 실종된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는 등의 선행 콘텐츠를 촬영하며 신뢰를 쌓았다. 이러한 그의 모습에 매료된 탕씨는 그의 라이브 방송에 소정의 선물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후 마오씨는 탕씨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엄마'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쌓았다. 매일 탕씨의 안부를 묻는 등 아들처럼 행동하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을 빌려 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

마오씨는 자신이 초기 위암 진단을 받았다거나, 여자친구의 낙태 수술비가 필요하다며, 심지어 아버지가 중병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탕씨는 그의 말을 모두 믿었고, 자신의 돈이 부족해지자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가며 그에게 송금했다.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지만, 탕씨는 오히려 "건물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하며 신고를 막았다.

시간이 지나며 마오씨가 점차 연락 빈도를 줄이자 탕씨는 의심을 품었다. 그러자 마오씨는 1000km 이상의 거리를 운전해 탕씨를 방문했고, 함께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신뢰를 회복했다.

하지만 곧 "당신이 나를 믿지 않으니 더는 연락하지 않겠다"며 관계를 단절했다.

결국 탕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조사 결과 마오씨가 4개의 가짜 신분으로 채팅 계정을 운영하며 다수의 사기를 저질러 온 사실이 드러났다. 탕씨가 마오씨를 방문했을 때 촬영해 둔 차량 번호판 덕분에 경찰은 그를 추적할 수 있었다.

마오씨는 상하이 경찰에 체포돼 징역 10년 6개월과 벌금 10만 위안(약 1977만 원)을 선고받았다. 판사 위허하이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였다는 점을 고려해 가중 처벌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탕씨는 월 4000위안(약 79만 원)의 연금으로 생활하며 이번 사건으로 약 7만 위안(약 1384만 원)의 빚을 지게 돼 매달 3000위안(약 59만 원)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큰 수치심과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며 그는 6개월 만에 체중이 10kg 줄었다고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외로움 등을 악용한 사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경고했다. 누리꾼들 역시 "우리 부모님도 이런 거짓말에 속아 가짜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 아무리 설득해도 믿지 않으셨다" "노인들의 정신 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엄마" 살갑게 부르던 中 남성…외로운 노인 노린 사기극

등록 2025.01.22 04:30:00 수정 2025.01.22 09:4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