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린 남편 두고 바람…시모 "며느리에 전 재산 돌아갈까 걱정"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폐암에 걸린 아들의 병간호를 소홀히 하는 것도 모자라 바람을 피운 며느리에게 재산을 상속해 주기 싫다는 시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전날(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과 아들을 같은 병으로 잃은 A씨의 사연이 다뤄졌다.

A씨는 "남편을 일찍 폐암으로 잃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키우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돈도 남부럽지 않을 만큼 모았다. 그 돈으로 아들 장가를 보냈고, 오피스텔도 샀다. 인생 숙제를 다 마쳤다는 생각이 들었을 무렵, 아들이 폐암에 걸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남편도 폐암으로 잃었기 때문에 아들 병간호에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으나 호전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며느리는 일을 핑계로 병원에 드문드문 왔고 아들 병간호에도 소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어느 날 며느리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았다. 항암 치료를 받는 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까 봐 모른 척하고 넘어갔다"며 "얼마 뒤 아들이 세상을 떠나 며느리에게 섭섭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며느리는 죄송하다고 말하기는커녕 '새출발하겠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아들이 자식도 없이 세상을 떠나 제가 죽으면 저의 전 재산이 며느리에게 돌아갈까 걱정"이라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이준헌 변호사는 "며느리가 인척이기는 하지만, 상속인은 아니다. 민법상의 상속인은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으로서 모두 혈족에 해당하고, 인척은 상속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문제는 며느리가 대습상속인에는 해당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대습상속인은 원래 상속인이었어야 할 사람이 상속을 해주는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거나 상속 결격자가 되었을 경우 대신 상속을 받게 되는 사람을 말한다. 대습상속인은 사망자나 상속결격자의 자식이나 배우자가 된다"며 "A씨 며느리는 단독으로 대습상속인이 돼 만약 A씨가 돌아가시게 될 경우 모든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며느리가 상속을 못 받게 하는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며느리와의 인척 관계 종료인데 이는 며느리가 재혼해야 가능하다"며 "며느리가 상속을 노리고 일부러 재혼하지 않는다면 재산을 기부하거나 제3자에게 증여하는 방법으로 상속을 막거나 최소화할 수는 있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대습상속인에게도 유류분반환청구권이 인정된다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의 경우 상속개시 전 1년간 증여한 재산에 대해서만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기에 재산을 미리 기부 또는 증여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며 "앞으로 생활해야 하니까 건강 상태, 장래 생활비 등을 고려해 기부나 증여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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