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대통령이 고3보다 삼권분립 몰라"…여고생 연설 화제
등록 2024.12.11 14:55:26 수정 2024.12.11 15:40:52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전국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또는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보다 삼권분립을 모르면 어떡하냐"며 작심 발언을 쏟아낸 한 부산 여고생의 연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에는 'K-딸, 부산의 딸 기성세대를 반성하게 만든 감동 연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11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7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투표 불성립된 다음 날인 8일 부산 시내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여고생이 단상에 섰다.
A양은 초등학교는 부산 사상구, 중학교는 진구, 고등학교는 북구에서 재학하며 18년 동안 부산에서 살았던 부산 토박이이자 부산의 딸이라고 소개했다.
A양은 "지금 막 걸음마를 뗀 사촌 동생들과 집에 있는 남동생이 먼 훗날 역사책에 쓰인 지금 이 순간을 배우며 제게 물었을 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여기 나와서 말했다고 말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A양은 "교과서에서 말하는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현 정권을 보고 5개월 전 학교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를 배웠던 저와 제 친구들은 분노했다"며 "대통령이 고3보다 삼권분립을 모르고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정부에게 대체 당신들이 말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보수의 의미는 이미 문드러진 지 오래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 보수주의 정당이 아니다. 반란을 가담한 반민족 친일파 정당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양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질타를 쏟아냈다. 그는 "자신이 한 말을 지켜라. 당신들이 말하는 질서 있는 퇴진의 결과가 국회 퇴장이냐"며 "한동훈의 성명 발표를 듣고 정말 어이가 없었다. '국민만을 생각하겠다' 지금 그게 할 말이냐"고 외쳤다.
아울러 A양은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단체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언급하며 "당의 배신자가 되는 것이 아닌 국민에 대한 배신자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며 "대체 무슨 자격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서울에 있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계엄 해제 표결과 탄핵소추안 표결을 불참한 국민의힘 부산시의원 17명의 이름을 잊지 않겠다. 자신의 권력과 자리를 지키기에 급급한 집단을 제 대변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또 "시민들이 정치인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나라가 세상 천지에 어디에 있냐"면서 "당신들이 포기했던 그 한 표는 우리 국민이 당신들을 믿고 찍어준 한 표 덕분이다. 왜 그 한 표의 무거움을 모르냐"고 꼬집었다.
A양은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향해 "윤석열을 그대로 놔두면 피해를 보는 약자들이 바로 당신"이라며 "스스로가 기득권이라는 착각은 제발 그만둬라. 언제까지 그런 착각에 빠져 있을 거냐"고 말했다.
이어 "놀러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계속 관심 갖고 지켜보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연대하면 된다"며 "우리가 해야 할 탄핵은 장기전이다. 우린 이제 막 발걸음을 뗐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끝으로 A양은 "저와 제 친구들은 5.16군사정변을 겪지 않았으나 2014년 세월호를 겪었으며 5.18민주화운동을 겪지 않았으나 2022년 이태원 참사를 지켜봤다"며 "함께 역사를 바로잡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그 길이 우리의 미래이자 우리의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에는 "위기 때 유관순은 동네 곳곳에 있구나" "18살 부산의 딸보다 못한 국회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여학생의 발언에 감동받고 미안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나온다" "이 명연설은 한반도 역사로 기억될 것"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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