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틱톡 보고 여행간다…크리에이터 130명이 부산에서 한 일은?
등록 2024.10.07 16:48:29 수정 2024.10.10 04:08:21
'월드크리에이터페스티벌@부산' 2~7일 열려
국내외 유명 틱톡 크리에이터 130여명 참여
해운대, 광안리 등 지역 명소 전 세계에 알려
[부산=뉴시스] 안호균 기자 = '월드크리에이터페스티벌@부산' 행사 참석을 위해 부산을 찾은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6일 오후 해운대 시그니엘 호텔에 모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베트남,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중국,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에서 인기 숏폼 크리에이터 13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크리에이터 나이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날 밤 행사에서 부산 방문 기간 동안 자신이 촬영한 콘텐츠를 소개하고 다른 참가자들과 소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든 크리에이터에 대한 시상도 이뤄졌다. 부산시민공원, 깡통시장, 해운대 해변, 부산국제락페스티벌 등을 배경으로 마치 한 편의 청춘 드라마와 같은 영상을 만들어낸 크리에이터 '하다(HADA)'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은 올해 조금 독특한 성격의 행사로 치러졌다. 팔로워 수가 수십만명에서 수천만명에 달하는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했지만, 대중에게 공개된 오프라인 일정은 없었다. 크리에이터들은 영도, 해운대, 송정, 동래, 광안리 등 부산 곳곳을 다니며 영상을 촬영하고 자신의 계정에 업로드하며 시간을 보냈다.
유명 크리에이터들을 부산으로 초대한건 이달부터 시작되는 '페스티벌 시월'을 전 세계에 알리자는 의도였다. 페스티벌 시월은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 국제록페스티벌, 맥주 축재 등 17개 축제를 통합해 개최하는 메가 이벤트다. 매년 봄 열리는 미국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처럼 세계적인 융복합 축제로 키우겠다는게 부산시의 구상이다. 그리고 전 세계인들에게 부산의 매력을 알리는데는 숏폼 콘텐츠를 통한 온라인 홍보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30여명의 크리에이터들은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행사 기간 동안 해운대 스카이캡슐, 전포 카페 거리, 송도 해상케이블카, 청사포 벽화마을, 해동용궁사, 흰여울 문화마을 등 부산의 명소를 찾아 영상 안에 담아냈다. 부산 국제영화제, 맥주 축제 등 여러 페스티벌에 참여하거나 지역 맛집을 탐방하는 콘텐츠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이 '#worldcreatorfestival', '#부산월크페'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올린 영상은 빠르게 확산됐다. 159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베트남 크리에이터 '씨인(CiiN)'이 부산을 여행하며 촬영한 영상 2개는 현재까지 32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팔로워 300만명의 푸드 크리에이터 릴리(biteswithlily)가 부산에서 떡볶이, 해산물, 길거리 음식 등을 먹는 모습을 담은 3개의 영상도 100만뷰를 넘겼다.
지역 관광 홍보에 숏폼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활용하는건 아주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이미 유럽 등 해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틱톡에서 여행 정보를 검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영국 성인의 절반 가량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틱톡을 활용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특정 지역을 여행하는 숏폼 콘텐츠가 시청자의 방문 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틱톡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글로브트렌더는 기성 세대가 여행을 가기 전 가이드북과 구글 검색을 주로 활용했다면, 최근 Z세대는 틱톡 영상과 구글맵을 더 많이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분량이 짧고 적은 정보를 담고 있는 숏폼 영상이 왜 여행자들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까? 플랫폼 내에서 지속적으로 콘텐츠의 모방과 2차 창작이 반복되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틱톡 유저들은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크리에이터의 행동을 따라하고 자신도 해당 콘텐츠를 모방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크리에이터들도 현재 인기가 있는 콘텐츠 트렌드에 적극 동참한다. 이 때문에 '광안대교 야경 인생샷 찍기'가 '해운대 스카이 캡슐 타기' 등이 소셜미디어에서 유행처럼 번지면서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게 된 것과 같은 현상들이 자주 관찰된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해외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팬들에게 부산의 매력을 적극 홍보하는 모습이다.
호주 크리에이터 릴리는 지난 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을 방문하는건 이번이 세번째다. 처음 왔을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가 됐다"며 "해산물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에 올 때마다 부산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릴리는 "부산은 서울과 같은 '수퍼 시티'가 아니라 도시와 음식, 문화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조화를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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