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TV로 가는 유튜브, 고품질·시리즈 콘텐츠 강화하나
등록 2024.09.22 09:22:32 수정 2024.09.22 09:31:47
'메이드 온 유튜브'서 TV 환경 위한 업데이트 발표
시즌·에피소드로 콘텐츠 구성하는 기능 등 도입
"TV에서 순이익 창출하는 크리에이터 30% 증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이제 TV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게 더 익숙한 시대가 됐다. 개인 크리에이터들 뿐만 아니라 방송사와 콘텐츠 업체들도 앞다퉈 유튜브로 향하고 있다.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행태를 완전히 바꿔놓은 유튜브는 이제 사람들이 원래 TV를 보던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거실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메이드 온 유튜브'(Made on youtube) 행사에서 향후 도입할 새로운 기능과 업데이트 내용을 소개했다.
발표에는 '거실 공간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TV 화면에 적합한 고품질·시리즈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거실에서 TV를 보는 시청자들은 고품질의 영상, 여러 편으로 구성된 시리즈물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또 리모컨을 이용해 유튜브 채널과 영상을 편하게 선택하고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유튜브는 콘텐츠를 시즌과 에피소드로 구성하는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크리에이터의 채널에서 바로 재생되는 몰입형 콘텐츠 ▲간소화된 구독 옵션 ▲설명란 내 링크를 더욱 간편하게 액세스할 수 있는 업데이트 등 다양한 개선사항을 TV 환경에 적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데이트는 향후 몇 달 내에 전 세계에서 적용될 예정이다.
향후 몇 년 간 유튜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쇼츠'였다. 전 세계적인 대세로 떠오른 숏폼 콘텐츠와 크리에이터를 유치하기 위해 수익 모델을 도입하고 다양한 기능들을 도입했다.
3년차를 맞은 올해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 주제는 '기회로 가득 찬 미래'였다. 다양한 플랫폼과 기술기업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숏폼, 롱폼, 라이브 스트리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함께 성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리고 유튜브는 이제 TV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거실은 특히 대형 화면에 맞게 설계된 콘텐츠 경험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이 개척 중인 새로운 영역"이라며 "우리는 하루에 거실 화면에서 10억 시간 이상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크리에이터들에게 아주 큰 기회가 되는 공간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 TV 화면에서 유튜브 순익의 대부분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의 수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튜브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거실에서도 시청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상 플랫폼이 됐다.
지난 8월 발표된 닐슨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리밍 서비스의 TV 화면 점유율은 38.7%로 방송사(20%)와 케이블TV(29.6%)보다 훨씬 높았다. 스트리밍 서비스 중에서는 유튜브가 점유율 9.2%로 가장 높았다. 2위는 넷플릭스(8.5%)였다.
또 최근 대형 화면에 적합한 '시네마틱 콘텐츠'에 도전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프랑스 유튜버 'Inoxtag'는 최근 365일 동안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하는 과정을 담은 2시간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상 '카이젠(KAIZEN)'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현재까지 3000만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관으로도 진출해 하루에 35만장의 티켓을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 예능 유튜브 채널 '사내뷰공업'이 롯데시네마와 손잡고 극장판 콘텐츠 '다큐 황은정'을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큐 황은정은 유튜브에서도 4부짜리 시리즈물로 공개돼 현재까지 26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제 유튜브는 시청자들이 스마트폰이 아닌 TV에서도 좋은 사용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커트 윌름스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문 시니어 디렉터는 지난 1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점점 TV를 염두에 두고 콘텐츠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 긴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TV를 통한 콘텐츠 시청은 친구·가족과 함께 콘텐츠를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따라서 쇼츠, 롱폼 등 모든 콘텐츠를 TV에서 잘 시청할 수 있도록 시청 경험을 최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튜브는 TV를 시청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더 편리하게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 중이다. 크리에이터 채널에 포함된 링크와 설명을 QR코드를 변경해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TV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남기거나 채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 등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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