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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단장 온다고 왜 페인트칠 해야하나"…군튜버 '캡틴 김상호'[인터뷰①]

등록 2024.08.09 06:01:03 수정 2024.08.09 09:19:28

"대한민국 군인이라면 모두 내 채널 본다" 자신

'당직사관' 유튜버?…"당직 서는 군인과 함께했다"

'군 생활의 바이블'?…관련 정보 제공과 상담까지

"뽕 차오르게 하는 건 좋지만 그 기대 충족해줘야"

"제보 중에서도 고발 제보만 색출…이건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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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유튜버 캡틴 김상호 씨가 10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지윤 리포터 = "당직 서는 군인과 밤을 새우는 라이브 방송을 했다. 그게 '국내 최초 유튜브 당직 사관'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어 줬다"

'군대의 모든 것: 캡틴 김상호' 채널을 운영 중인 '캡틴 김상호(35.김상호)'는 채널 한 줄 소개인 '국내 최초 유튜브 당직 사관'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게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올해 32만 구독자를 돌파했다. 군 소식을 전하는 것은 물론 각종 사건·사고를 알리고 정책적인 문제를 지적하기까지 하면서 확성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콘텐츠의 완성도는 다년간의 군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군 내 악습과 부조리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현실적인 해결 방안까지 제시한다.

그래서 장교 출신이지만 '계급을 막론하고 김상호는 믿고 본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교단·부사관들의 열악한 처우부터 훈련병 사고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를 다루며 소신 발언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대한민국 군인이라면 내 채널을 봤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김상호는 육군3사관학교에 2009년 입교해 2011년 공병 소위로 임관, 6년 8개월 동안 장교로 군 생활을 하고 대위로 전역했다.
 
그는 2019년 유튜브를 시작할 당시 당시 군 조직에 들어가려는 후배들을 위한 알짜배기 정보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실제로 채널 '캡틴 김상호'의 초기 콘텐츠는 정보 전달 목적이 뚜렷했다. 예비 부사관과 장교들이 군 생활에 필요한 조언을 하거나, 그들 대다수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상담하는 콘텐츠를 주로 다뤘다.

하지만 이제는 "(간부를 해 보라고) 선뜻 추천하지 못하는 상황이 왔다"고 그는 고백했다. 예전에는 "(중간 관리자로서) 주도적인 경험을 한번 해보고 사회에 나가면 확실히 다르다"라며 간부가 되는 것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사람이 너무 없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의 간부로 근무하는 친구들의 업무 중압감이 예전보다 훨씬 심해졌다"라고 대답했다. 또 물가에 비해 많이 오르지 않은 봉급 인상률도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이미 간부들이 겪는 여러가지 고충을 듣고 있었다. 그는 부당한 처우를 받았던 일부 군인들의 이야기를 ‘오늘의 뉴스’ 콘텐츠로 제작해 많은 이에게 알리고 있다.
 
그럼에도 '사명감' 하나로 군에 발을 디딘 사람들이 있다. 이를 두고 김상호는 '뽕' 내지 '로망'이 그들 마음 속에 불을 지핀 거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2016년 방송됐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 당시 로망을 갖고 들어온 친구들도 많았다고 했다.
 
김상호의 말대로다. 태양의 후예 이후에도 최근까지 군대와 관련한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연이어 히트를 쳤다. 특히 '강철부대', '더솔져스'와 같은 특수부대 경쟁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육해공을 넘나드는 다양한 특수부대가 어려운 미션을 헤쳐 나가는 장면을 담아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김상호는 미디어가 보여주는 모습과 현 군대의 괴리감을 짚으며 "우리 군대는 그들의 로망을 채워줄 수 있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훈련과 관련성이 매우 적은 업무가 그 어떤 훈련보다 우선시되지 않도록 항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군 내 문제와 관련해서는 '돌직구' 발언을 마다하지 않는 김상호의 안위를 걱정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김상호가 만든 콘텐츠는 대다수 돌려 말하는 법이 없고, '보안이란 이름으로 인권탄압 심각', '간부는 죽어서도 외면 받는다' 등 강한 어조의 타이틀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상호는 "이렇게 할 말 다 하면 외압이 두렵지는 않나"라는 질문에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처음에는 좀 그랬는데, 고소 한번 해봐라, 한 번 붙어보자. 이젠 그런 마음이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군과 관련한 문제에는 지금과 같은 모습을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에 대한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치는 군튜버, '캡틴 김상호'를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국내 최초 유튜브 당직사관'?…"군인들과 밤새며 라이브해서 만들어진 수식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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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유튜버 캡틴 김상호 씨가 10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군대 관련한 이슈를 다루는 '군대의 모든 것'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캡틴 김상호'라고 합니다. 군의 잘못된 점들을 상황극으로 풍자해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퍼질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 메인 이미지에 '국내 최초 유튜브 당직 사관'이라는 소개 문구가 있는데요. 무슨 의미인가요?

"그때 당시에는 당직을 군인들이 서지 않습니까? (그래서) 당직 서는 군인과 밤을 새는 콘텐츠를 했었습니다. 밤새 라이브로 군대 이야기하면서 같이 소통하는 그런 건데 그게 (국내 최초 유튜브 당직 사관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어준 겁니다."

-구독자 성비가 궁금한데요. 여성 구독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옛날에는 9대 1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바뀌어서 한 7.5대 2.5 정도 됩니다.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고 여성들은 군인 가족이거나 여군들입니다. 민망한 얘기이고 자화자찬이긴 하지만, (대한민국) 군인들은 (제 채널) 거의 다 보신다고 보면 됩니다."

"군 관련 정보 제공부터 상담까지"
-대한민국 군인들에게는 '군 생활의 바이블' 같은 분이신데요. 채널을 통해 제공하시는 군 생활 정보에는 어떤 게 있나요?

"초창기에는 초급 장교들이 앞으로 어떤 보직을 받아야 군 생활에 유리할까, 이런 걸 다뤘어요. 또 고등학생, 대학생이 장교나 부사관 가고 싶은데 어떤 쪽이 좋을지 질문하면 방향도 잡아주고요. 그리고 병사들 부모님 상담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전쟁 영웅처럼, 위인 같은 군인들이 계시는데 저는 생도 때부터 그분들을 동경했거든요. 제가 나상웅, 임국선, 서경석 장군님을 진짜 존경합니다. 아무튼 그런 분들의 생애를 소개하는 '장군 시리즈'를 만들었어요. 이게 조회수도 잘 나오고 그래서 유튜브로 돈을 좀 벌게 됐죠. 그 외엔 예전에 일어난 군대 사건, 사고도 다루고요."

-예전에 일어났던 사건, 사고를 꾸준히 콘텐츠로 만들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요즘 세대한테는 70년대, 80년대에 일어나는 군대 사고가 거의 근현대사처럼 보이거든요. 또 과거에 군 생활하셨던 분들은 "맞아, 내가 군 생활을 할 때 저런 사건이 있었지" 떠올리실 수도 있고요. 저는 그런 사건, 사고를 재조명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된다', 그런 교훈을 좀 주고 싶었어요."

-장교나 부사관을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많이 되는 분이라고 들었는데요. 가장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지금은 사실 장교나 부사관을 하라고 제가 선뜻 추천하지 못하는 상황이 왔어요. 과거에는 이왕 군 생활하면 장교로 가는 게 참 괜찮다고 (했죠). 왜냐하면 한 번쯤 중간 관리자로서 임무 수행해 보면 배울 수 있는 게 많거든요. 그런 주도적인 경험을 한번 해보고 사회에 나가면 확실히 다릅니다. 그런데 최근에서는 좀 그게 이제 많이 무색해지기 시작했죠."

-선뜻 추천하지 못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람이 너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의 간부로 근무하는 친구들의 그 업무의 중압감이 예전보다 더 훨씬 심해요. 제가 군 생활을 했을 때도 10명이 해야 하는 일을 7명이 했어요. 근데 그때는 7명 중에 한두 명만 조금만 더 잘하면 2인분씩 하니까 문제가 안 됐습니다. 지금은 이 10명이 해야 되는 일을 5명, 4명이 하고 있어요. 근데 요즘은 병사한테 일과 이후 업무를 웬만하면 지시하지 않아요. 그러면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는데 그게 간부들에게 가는 거죠."

-메일을 통해 '사람이 부족해서 힘들다'는 고충을 실제로도 많이 전달받고 있나요?

"그게 복합적인 건데요. 사람이 없어서 죽을 것 같다, 여기에 플러스로 봉급 인상률이 물가 대비해서 많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도 포함입니다. 장교들은 좀 그나마 괜찮지만, 부사관들 같은 경우는 상사가 10년 하잖아요. 딱 300만 원 수준이에요 물론 나쁘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강원도 인재, 고성 쪽에서 근무하는 친구들은 와이프가 일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외벌이인데 혼자 300(만 원)을 번다, 이거 쉽지 않거든요. 이제 부모님께 용돈이라도 드리거나 뭔가 큰돈을 써야 한다면 빚을 지고 사는 거예요. 그러다 명절 보너스로 한번 갚고요."

"중요한 건 내가 군인으로서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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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유튜버 캡틴 김상호 씨가 10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최강 군인을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몇 년 새 인기를 굉장히 많이 끌었잖아요. 이런 트렌드가 군 위상에 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나요?

"저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진짜 사나이'부터 '강철 부대', '더솔져스' 모두요. (이런 걸 보면) 사실 군인을 지망하는 친구들이 돈을 크게 바라는 게 아니라는 게 보여요. 속된 말로 '뽕'이라 그러잖아요. (멋진) 특수부대의 뽕에 취한 거라고 보는 거죠."

-'뽕'에 취한 분들이 실제로도 많이 입대했나요?

"'태양의 후예'를 보고 입대한 친구들 많습니다. 다 좋은데 문제는 그 뽕에 취한 친구들이 우리 군에 왔을 때 그 뽕을 맞춰줄 수 있는 게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 친구들에게 중요한 건 내가 군인으로서 살아 있음을 느끼는 거예요. 뛰는 거, 숨 쉬는 거를 느끼는 게 그 친구들에게 필요한 겁니다. 그나마 특수부대는 좀 나을 수도 있겠지만 특수부대가 특수부대다운 훈련을 하고 특수부대가 훈련할 수 있게끔 우리 대한민국 군에서 지원을 해줘야 해요."

"지금은 그런 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고 느끼시나요?

"UDT, HID 그쪽은 정말 훈련만 하지만 특전사는 국군의 날에 태권도 시합 준비한다고 작년에 1개 여단이 반년을 태권도만 했어요. (특전사도) 특수부대니까 특수부대 훈련도 가고 사격도 하고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친구들이 '내가 태권도 시범단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러니까 이게 군인의 본질을 잃으니까 자꾸 군인들이 다른 걸 보기 시작하는 거예요. (어느 부대에서) 페인트칠한 거 방송하고 난리가 났죠. 훈련하고 땀 흘린 군인이 인정받는 게 아니라 페인트 잘 칠하는 군인이 더 인정받는 군대가 됐다는 거예요. 훈련하고 땀 흘리는 군인이 훈련하다 왔다고 하면 쓸데없는 거 하고 있네, 이렇게요. 더솔져스나 강철부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에요. 근데 그 프로그램에 비치는 것만큼 우리 군이 그들의 로망을 채워줄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을 했는가,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군 조직에서 내 채널 주시해…콘텐츠 올리면 회의 열기도"
-군 내 소식을 알려주는 '오늘 이 뉴스'라는 콘텐츠를 자주 올리시는데요. 사회면에 뜨지 않거나 이슈가 되지 않은 정보들은 어디서 입수하시나요?

"다 현역들한테 직접 제보를 받죠. 제가 어제만 해도 (제보가 온 것들을) 한 50개 정도 봤는데 전군에서 보내오기 때문에 소화가 안 될 정도예요. 그 정도로 군의 이슈가 많아요. 그런데 제보받은 것들 보면 사실 별거 아니거든요. 그 별거 아닌 걸 나는 우리 군이 왜 안 해주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지휘관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잘못된 문화가 계속되니까 잘못됐다는 사실을 본인들이 모르는 것 같아요."

-간부도 병사만큼 메일 많이 보내나요?
 
"메일 보내주시는 분 중 90%가 간부고 10%는 병사들이에요. 최근에는 병사들 몇 개월 치 봉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문제로 (유튜브 콘텐츠를) 한 번 다뤘어요. 또 사단장님이 회식을 많이 해서 너무 힘들다, 이런 것도요."

-그런 고발을 이슈화하면, 군 조직에서는 신경을 쓸 것 같은데요.

"엄청 신경 쓰죠. (어느 정도냐면) 제가 얘기하면 다음 날 회의합니다. 자기 부대에서 얘기가 나올 수도 있고 심지어 제가 어떤 날은 그 부대 이름을 걸어 놓고도 하거든요. 그런 날은 전 간부가 다 (제 채널을) 시청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훈련소 사고가 터지지 않았습니까? 제가 "12사단장님이 부대를 막 쑤시고 다니고 있다"라는 얘기를 했어요. 그렇게 제가 신랄하게 비판하고 또 '사단장님 모신다고 요즘 같은 시대에도 간부들이 일과를 다 제쳐 두고 페인트칠하고 있는 이게 군인으로서 해야 할 일인가' 이렇게도 말했죠. 그럼 누가 제보했냐고 난리가 나요. 그런 얘기가 나오면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그렇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야 되잖아요. 치사한 게, 요즘 간부들 급식 잘 나오는 거 사진 찍어서 올리고 그러거든요. 그거 촬영하는 사람은 왜 안 찾습니까? 부대에서 촬영 금지거든요. 내로남불이죠."

-한편으로는 군 문제에 할 말 다 하는 모습을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콘텐츠 만들 때 우려되는 부분은 없으세요?

"처음에는 좀 있었는데 이제는 '될 대로 돼라' 이런 마음이에요. '고소 한번 해봐라, 한번 붙어 보자'라는 생각도 좀 있고요."

▲인터뷰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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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장 온다고 왜 페인트칠 해야하나"…군튜버 '캡틴 김상호'[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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