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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문의 0건이던 '못생긴 노을이', 스타견이 되다[인터뷰①]

등록 2024.07.12 06:00:00

올해 1월께 유튜브·인스타그램서 활동 시작

수십만명 팬덤 형성…지난해 7월7일 입양해

"3개월간 보러갔다…'입양문의 0건' 말 들어"

"'유기견도 사랑받는다'는 자체가 의미 있어"

"'같이 사료먹지 왜 외식?' 댓글, 충격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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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못생긴 노을이'는 지난 10일 '노을이와 여행하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사진=못생긴 노을이 채널 캡처) 2024.07.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유기견 출신 강아지에서 수십만명의 팬층을 끌어모으면서 '견플루언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못생긴 노을이'.

흰색과 갈색, 검정색 털과 까만 얼굴을 지닌 노을이는 특유의 귀여운 외모와 행동으로 수십만명의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1월께부터 영상에 등장하기 시작한 노을이는 전날 오후 기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각각 29만·49만여명을 웃도는 구독자와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4월 초 서울의 한 애견카페에서 현재의 견주인 '형님'과 처음 만나 연을 이어가게 된 노을이의 견생(犬生)은 그날 이후 180도 달라지게 됐다.

다른 손님들도 똑같이 반기는 노을이를 보며 '일 잘하는 카페 직원'이라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는 형님은, "3개월 동안 노을이를 계속 보러 갔다. 7월쯤 물어보니 입양 문의가 0건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주로 바깥 생활보다는 집에 머무는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노을이를 한식구로 받아들이는 데는 함께 돌봐줄 가족 구성원들의 의견도 중요했다고 그는 부연했다. 혼자 키울 때 느껴질 수 있는 부담감이나 책임감을 상쇄하는 용기로 작용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우리나라 반려견 문화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했던 그는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노을이를 만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찍자'는 가벼운 마음에서 영상 제작을 시작하게 됐으나, 이제는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유기견 인식 개선에 대한 책임감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못생긴 노을이로 이름을 지어준 데 대해선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재밌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에서는 '못생겼다' '더럽다' 등 유기견에 대한 인식이 있는데, 노을이가 사랑을 받고 잘 지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노을이의 매력으로 인기몰이를 예상했다는 형님도 이렇게 빨리 인지도를 쌓을 것이라고 내다보진 못했다. 여기에는 그의 수준급 촬영 및 편집 역량과 노을이의 마음을 대리로 전하는 재치 있는 장면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노을이를 향한 팬들의 맹목적인 애정은 재치 있는 반응들로 표출되는 모습이다. 형님의 하소연은 개의치 않고 대체로 모든 영상에 '다음 영상 올려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간혹 이런 사랑이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그는, "제가 '점심을 먹으러 나갔을 때 노을이는 혼자 집에서 뭘 할까'라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는데, '같이 사료 먹으면 되지 굳이 외식을 하냐'는 댓글이 있어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반려견과 함께한 이후 나타난 삶의 변화로는 ▲하루에 두 번 이상 나가기(산책) ▲유명해지고 활발해진 노을이를 꼽았다.

또 앞서 진도(31%) 비율이 가장 높게 나온 유전자 검사 결과에 아직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듯하다.

강아지 입양을 고민 중인 이들에게는 "당장 몇 개월 키우는 게 아니라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한다'는 걸 충분히,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된다"는 조언을 남긴 형님.

스타 견플루언서와 같은 방을 쓰고 있는 그를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3개월간 보러 갔다…'입양 문의 0건'이란 말 듣고 데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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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견플루언서 '못생긴 노을이'. (사진=노을이 측 제공) 2024.07.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7월7일 노을이를 입양했는데, 그 계기가 궁금하다.

"지난 2023년 4월 처음 봤고, (이후) 3개월 동안 노을이를 계속 보러 (임시 보호를 하고 있는 애견카페에) 갔다. 사실 입양한다는 것 자체가 큰일이지 않나, 가족들의 동의도 필요하고 좀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다. 자주 보다 보니까 정도 많이 들었고, 임시 보호 기간이 3개월인데 7월쯤 입양 문의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0건이라는 거다. 그래서 임시 보호 기간도 끝나가고 '어쩔 수 없다 내가 데려가야겠다' 하고 데려오게 됐다."


-당시 어떤 고민을 하고 용기를 냈던 건가.

"일단 혼자 사는데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 같은 경우 일을 집에서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집에 많이 있고 친구도 없고 술도 안 마시고 하니까 나갈 일이 별로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으면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너무 크다. 부모님이나 동생이 같이 돌봐주기로 합의하고 데려오게 됐다. 가족의 동의가 가장 큰 계기, 용기가 됐던 것 같다."


-노을이 첫인상은 어땠나.

"조심스럽고 예민한 친구로 보였다, 눈을 이렇게 위로 쳐다보고 있더라. 사람 얼굴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걸 보고 '얘는 착한 강아지다', '나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노을이는 사람을 좋아해서 제가 오면 반기고 막 반겨줬다. 그래서 '나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했는데 다른 손님이 왔을 때 똑같이 하는 걸 보고 '이 친구 참 일을 잘하네'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저를 당연히 제일 좋아하고 하지만 그때는 확실하게 그 카페 직원이었다."


"'못생겼다' 이중적 의미…이렇게 빨리 유명해질 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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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견플루언서 '못생긴 노을이'. (사진=노을이 측 제공) 2024.07.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못생긴 노을이'로 이름을 지어준 이유가 궁금하다.

"일단 '못생겼다'는 형용사 자체가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재밌다고 생각했다. 못생겼다면서 사랑하지 않나, 쉽게 말하면 그런 의미가 있다. (또) 한국에서는 믹스, 유기견들에 대해 '못생겼어' '더러울 거야' '행동이 안 좋을 거야' 이런 인식이 있지 않나. (그래서 유기견인) 못생긴 노을이지만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고 잘 지낸다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을이가 유명해진 데는 어떤 요인들이 있다고 생각하나.

"노을이의 순진한 표정과 성격, 또 이제 제가 들려주는 스토리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노을이가 좀 못생기고 매력적이고 이런 부분이 사실 제일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상 촬영 및 편집 역량도)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빨리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될 줄 예상했나.

"전혀 못했다. 언젠가 사랑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저는 콘텐츠 만드는 걸 좋아하고, 중의적인 뜻의 못생긴 노을이라는 이름 자체가 사람들에게 어떠한 반응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유명해질 거라고는 생각을 못해서 좀 놀랐다."


"활발해진 성격이 가장 큰 변화…'강아지=사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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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견플루언서 '못생긴 노을이'. (사진=노을이 측 제공) 2024.07.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노을이를 만난 이후 나타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제가 집 밖을 잘 안 나가는 스타일인데 하루에 두 번은 나가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행여나 외출했다 돌아왔을 때 반겨주는 친구가 있다는 점 이런 게 사소한 것 같지만 제게 좀 큰 영향을 준 부분들이다. (노을이 입장에서는) 일단 스타가 됐다는 것, 이 친구한테는 아무런 의미가 없겠지만. 그리고 얘가 성격이 굉장히 활발해졌다고 다들 말씀하신다. 지금도 겁이 많긴 하지만, 사람이나 개들이나 다가가고 노는 걸 엄청 좋아한다. 그게 큰 변화인 것 같다."


-앞서 나온 유전자 검사 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몸이나 꼬리 때문에 웰시코기(비율)가 좀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1% 정도밖에 안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진도(31%)가 좀 높게 나와서 '잘못된 게 아닌가' 의심을 아직까지도 하고 있다. (노을이의) 다리를 보면 진돗개에서 나올 수 없는 길이다."


-강아지 입양을 고민 중인 분들에게 한 말씀 전한다면.

"당장 몇 개월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한다'는 것을 충분히,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강아지가 사람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사람이다' 이렇게까지도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가만히 알아서 잘 클 수 있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진짜 공부도 열심히 해야 되고 케어해야 되고, 뭔가 문제가 있으면 정말 붙들고 훈련을 시켜야 되고, 생각보다 노력이 엄청 많이 들어간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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