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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성대모사 하던 유쾌한 미대생들…이젠 36만 유튜버
등록 2024.07.01 07:50:07
첫 영상은 발표 수업 결석을 소재로 한 자작곡
"이 학생은 F일세" 재치 있는 성대모사로 화제
초창기 콘텐츠는 '과제에 미친 미대생들'의 일상
현재는 '영화 3분 요약' 등 다양한 콘텐츠 만들어
[서울=뉴시스] 박민선 리포터 = "대학에서 배우는 것. 전공에 대한 이해 X 교수님 성대모사 O"
유튜버 예랑가랑의 채널에 올라온 첫 번째 동영상 '발표를 하지 않은 방예린 학생'에 달린 댓글 중 하나다.
위 댓글처럼 '대학에서 배우는 것은 교수님 성대모사'라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밈(meme)'을 활용해 올린 영상이 인기를 얻어, 현재는 구독자 약 36만명을 보유한 유튜버가 있다.
바로 유튜버 '예랑가랑'이다.
예랑가랑은 1995년생 28세 동갑내기 친구이자, 같은 대학 출신인 '김가인(애니메이션학과 14, 이하 가인)'과 '방예린(애니메이션학과 16, 이하 예린)' 두 명으로 구성돼 있다.
채널명 '예랑가랑'은 '예린이랑 가인이랑'에서 따온 이름이다.
본래는 예린의 개인 유튜브 채널이었지만 따로 영상 콘텐츠를 올리지 않았으며, 원래의 채널명도 예린의 당시 온라인 닉네임이었던 '예니니'였다.
그러나 2019년부터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얻자 채널명 공모를 거쳐 '예랑가랑'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유튜버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예랑가랑 채널의 첫 시작은 2019년 2월 16일, 예린의 유튜브 채널에 '발표를 하지 않은 방예린 학생'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은 2024년 6월 20일 기준 조회수 744만회, 좋아요 수 11만회를 기록했다.
당시 가인과 예린은 부산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에 재학 중이었으며, 평소 교양 수업에서 결석을 자주 했다는 예린은 해당 수업의 과제 발표날 당일에도 수업을 빠졌다고 한다.
그러자 예린과 같은 교양 수업을 수강하는 가인이 피아노를 연주하며 해당 수업 교수의 말투를 흉내 내 직접 작곡한 노래를 불렀다.
이때 단순한 박자의 피아노 반주, 교수님의 성대모사를 위해 굵직하게 변조한 가인의 목소리, 그리고 "방예린 학생은 나와서 발표 좀 해보시오. 뭐야, 없어? 이 학생은 F일세"라는 재미있는 가사가 조합돼 당시 유튜브와 X(구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가인이 부른 노래를 발라드 버전으로 편곡하거나 기타 연주로 커버한 패러디 영상들이 유튜브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후 예랑가랑은 2019년 봄부터 유튜브 채널에 그들이 재학 중인 애니메이션학과를 소재로 일상 브이로그를 올리며 본격적으로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영상 촬영은 예린과 가인, 그리고 애니메이션학과 동기들이 함께 진행했고, 편집은 대부분 예린이 담당했다.
이때 미술대학의 전공 특성상 학생들은 필연적으로 많은 양의 과제를 해야 했고, 예랑가랑은 당시 4학년이었기 때문에 졸업작품도 준비해야 했다.
그 때문에 영상의 대부분은 예린과 가인이 동기들과 과제를 하거나 졸업작품을 제작하는 모습으로 올라왔다.
다만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만이 아닌, '과제와 졸작(졸업작품)에 미친 미대생'의 애환을 담은 브이로그로 사람들에게 웃음과 동정을 유발했다.
가인이 과제를 하다 동기들과 춤을 추는 모습, 졸업작품 제작 도중 동기들과 즉흥적으로 상황극을 하는 모습 등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그 덕에 2019년 당시에는 채널의 콘텐츠가 대부분 브이로그 영상이었음에도 좋은 반응을 얻어 1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또한, 2019년 10월에 올라온 '졸업작품 하다가 미쳐버린 미대생들'이라는 영상에서는 졸업작품을 준비하느라 집에 가지 못하는 예린과 가인이 동기들과 함께 '집에 보내줘'라는 노래를 즉흥적으로 만들기도 했다.
'집에 보내줘'라는 반복되는 랩 가사와 '하지만 졸업도 시켜줘'라는 마무리로, 졸업작품으로 인한 고생을 끝내고 빨리 졸업하고 싶은 예랑가랑의 심정을 담았다.
해당 영상은 당시 졸업작품을 준비하던 대학생들뿐 아니라 '집에 가고 싶다'는 가사로 직장인들에게까지 공감을 얻어냈다.
후에 예랑가랑은 2022년 7월 '집에 보내줘'라는 음원을 정식으로 발매해 X(구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서 화제되기도 했다.
'집에 보내줘' 뮤직 비디오는 2024년 6월 19일 기준 조회수 약 40만회를 기록했다.
부산대학교를 졸업한 2020년 이후로는 가인과 예린이 예랑가랑 채널 동업자로서 동거를 시작했고, 채널의 콘텐츠도 기존의 일상 브이로그뿐만 아니라 먹방, 게임 방송 등 전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이중 브이로그를 제외하고 구독자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콘텐츠는 '영화 3분 요약 시리즈'다.
3분 요약 시리즈는 예린과 가인이 영화를 감상한 뒤 각자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 역할을 맡아 영화의 내용을 상황극으로 재현해 요약한 것이다.
이때 나타나는 재미 포인트로는, 평소에는 활발하고 리액션이 큰 예린과 조용하고 침착한 가인은 서로 극과 극 성향이지만, 상황극에서는 각자 영화 등장인물의 사소한 행동까지 충실히 재현해 조화를 맞추는 것이다.
이 때문에 '3분 요약'이라는 제목이지만 실질적인 요약은 20~30분 내외로 진행되고, 50분을 초과하는 긴 분량으로 올라올 때도 있다. 다만 구독자들은 "너무 재밌어서 시간이 금방 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덕분에 '이 둘의 상황극을 보러 3분 요약 시리즈를 기다린다'고 하는 사람들도 다수 존재한다.
해당 콘텐츠에서 다룬 영화는 '범죄도시', '랑종', '서울의 봄', '파묘' 등의 인기 영화부터 '벼랑위의 포뇨', '늑대아이' 등 애니메이션 영화까지 다양하게 요약했다.
특히 랑종 3분 요약은 조회수 137만회를 기록해 일상 브이로그을 제외한 영상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보였다.
이 외에도 평소에 절약을 습관하하고,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직접 제작하는 가인의 높은 생활력을 활용한 콘텐츠도 인기를 얻었다.
TV 프로그램 '국민 영수증'을 패러디해 가인이 구독자들의 소비 내역을 평가하는 '김가인의 영수증', 가인이 지인의 집에 방문해 직접 디아이와이(DIY, 물건의 제작.수리를 스스로 하는 것)로 인테리어하는 '가인 하우스' 등이 있다.
이처럼 예랑가랑 채널은 유쾌한 일상 브이로그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 업로드를 통해 2024년 6월 20일 기준 약 35만 9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총 조회수 2억 3000만회를 기록했다.
한편 예랑가랑은 본채널 외에도 가인이 대학생 시절 구조해 현재까지 키우고 있는 반려묘 '점프(삼색 코리안 숏헤어, 7세, 암컷)'와 '병철(흰색 터키시 앙고라, 5세, 수컷)'의 영상을 올리는 '돼지방뎅이왕국'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돼지방뎅이왕국에 올라오는 영상들은 가인이 직접 촬영 및 편집을 하고 있으며, 영상마다 한글 제목 뒤에 간단한 영어 제목이 덧붙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채널은 6월 20일 기준 채널 구독자 약 4만 8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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