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박수경 듀오 대표 "그래도 결혼하는 게 좋다"[인터뷰]
등록 2024.01.19 06:01:00 수정 2024.01.19 06:04:46
박수경 듀오 대표 지난 12일 인터뷰 진행
구독자 3만6600명…연예인·유튜버 협업도
"나이들수록 '결혼할지, 말지'가 중요해져"
"요즘엔 '결혼' 생각하기까지 시간 길어져"
"어떤 삶이 행복한지에 초점, 혜택 늘려야"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결혼을 늦게 하거나 하지 않는 '만혼(晩婚)' '비혼(非婚)'과 같은 결혼관이 오히려 표준처럼 느껴지는 시대가 됐다.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양하다. 경력 단절과 경제력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로 결혼을 늦추는 사람들도 있고, 현재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아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나 TV 프로그램 등 매체 등만 봐도 한국 사회에서 집단적으로 공유되는 결혼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크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자신을 '노총각' '노처녀'로 칭하며 일상을 소개하는 크리에이터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고, '비혼 브이로그'나 '비혼식' 등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처럼 그려진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경계하는 곳들도 있다. 바로 결혼정보회사(결정사)들이다. 그래서 이런 업체들은 '결혼 장려'나 '결혼 정보'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한다. 단순히 결혼이 업과 직결되기 때문일까. 이들은 오랜 기간 사람들의 삶을 관찰해온 경험을 토대로 아직도 결혼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말한다.
이에 뉴시스는 결혼·연애를 주제로 한 영상들을 잇따라 제작하면서 유튜브 채널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결정사 듀오 대표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박수경 듀오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듀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채널 콘셉트와 관련해 "유튜브를 통해 요즘 친구들이 결혼을 두려워하고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할 때, 그래도 하는 게 좋다.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사람이 좋은지 또 자신이 어느 정도 돼야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 등을 꾸준히 전하고 싶어 한다"며 "특정 직업군의 특징이나 결혼에 대한 고민 등도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 유튜브 채널은 이달 18일 기준 3만66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곳으로, 2014년 11월 첫 영상을 올리면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홍보 수단으로 택한 매체에 불과했으나, 현재 별도의 마케팅팀을 꾸리고 외주업체와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며 본격적으로 채널을 운영하게 됐다는 게 듀오 측 설명이다.
비교적 '자만추'가 어려운 코로나19 확산 시기와 맞물려 몸소 느낀 콘텐츠 파급 효과가 이러한 변화를 끌어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데) 결정적이었던 건 아무래도 코로나 시기 전후였던 것 같다"며 "2021년 초반 '워크맨' 채널의 장성규씨가 저희 업무를 체험했는데 (당시) 엄청난 반향이 있었다. (이후) '젊은 직원들이 알아서 잘할 수 있게 하는 게 맞겠다'는 학습을 했고, 그걸 계기로 더 활성화가 됐다"고 했다.
해당 채널에서는 회사 소개 외에도 ▲결혼 준비 과정 ▲비혼주의vs결혼주의 ▲소개팅 노하우 ▲솔로 탈출 방법 ▲MBTI 밸런스와 같은 말랑말랑한 소재를 웹드라마·토론 등의 형태로 다루고 있다. 아울러 자체 콘텐츠 외에도 '나는 장근석' '방가네' '한혜진' '김작가TV' 등 채널과도 협업에 나선 바 있다.
올해 1월 초 기준 듀오의 누적 성혼 건수는 약 4만8200건(파악 기준), 활동 회원수는 3만7000여명(재혼 회원 비율은 약 20%)이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약 1200~1500명의 신규 가입자가 들어오고, 800~100명가량이 빠져나가는 상황으로 역대 최다 회원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듀오 측은 설명했다.
이들은 매출액과 회사 규모, 회원·직원수 등을 고려할 때 '업계 1위'라고 자부한다.
박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성을 바라보는 연령대별 시각 차이나 결혼의 중요성, 만혼·비혼 현상의 배경과 해결방안에 대한 견해도 내놨다.
그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젊은 30대 초반의 경우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가 되게 중요하다"며 "나이가 들수록 상대를 보는 눈도 생기고 어떤 사람과 맞는지 아니까 정해진 이와 결혼을 할 건지, 말 건지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고 봤다.
또 "기본적으로 예년보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결혼을 생각하기까지 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며 "또 가정을 안 이뤄도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고, 불편함이 없다 보니 '굳이 결혼이라는 걸 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는 현상들도 있다. 결혼으로 포기해야 하는 반대급부 이런 측면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단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거론하며 결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저희과 봤을 때 젊을 땐 가족이 아니라도 볼 사람이 많지만, (그들과) 나이가 들어서까지 관계를 유지하려면 결혼보다 더 힘들다"라며 "차라리 결혼이 더 수월했을 수도 있는데 그걸 놓쳐 더 힘들게 살 수도 있고, 불행해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생각하고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조금 힘들어도 결혼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혼을 비롯한 삶의 형태의 다양성과 혜택 개선의 필요성도 피력했다.
박 대표는 "반드시 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한 것만 결혼이냐 했을 때 아닌 경우들도 이제 폭넓게 받아들여져야 된다. 어떤 삶이 행복한지에 초점을 맞춰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또) 결혼하거나 둘이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힘든 부분을 경감시키고 혜택을 주는 제도가 늘어나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쪽으로 성비가 쏠린 곳에 재직하거나 분주한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을 향해선 "자연스러운 만남이 어려운데 결혼을 하고 싶다거나 어떤 사람과 어울리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은 한 번 오셔서 본인이 객관적으로 어떤 사람이고 누구와 결혼하면 잘 살 수 있는지 컨설팅을 받아보셨으면 좋겠다"고 남겼다.
한편 극단·자극적인 콘텐츠를 게재하는 일부 결정사 콘텐츠와 관련해선 업계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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