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병원 옆에 버려진 아이들을 차마"…36명 입양한 청소부
등록 2024.12.28 05:00:00 수정 2024.12.28 10:20:25
[서울=뉴시스]유화연 인턴 기자 = 병원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중국의 한 할머니가 친부모에게 버려진 수십 명의 아이를 입양해 국가에서 수여하는 도덕상 후보에 올랐다.
26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동부 장시성 신위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청소부 탕차이잉은 1980년~1990년 사이에 36명 이상의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다 키웠다.
1982년 어느 겨울날, 46세의 탕씨는 출근길 철로 옆에 솜옷에 싸인 채로 버려진 여자아이를 발견했고, 추운 날씨에 그냥 내버려둘 수 없어 집으로 데려갔다.
당시 탕씨는 이미 다섯 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데려온 아이에게 '팡팡'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돌봤다. 중학교를 막 졸업한 탕씨의 둘째 딸 아이핑이 팡팡을 돌보기 위해 집에 머물렀다.
몇 년 후, 탕씨는 병원에서 버려진 여자아이를 또 발견했고, 이번엔 '전전'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탕씨는 그렇게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신생아 36명을 거둬 들였다.
처음에 탕씨의 남편은 아이들을 더 키우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입이라며 이해하지 못했지만, 탕씨는 적어도 그가 발견한 모든 생명은 구하겠다는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은퇴 후에도 탕씨는 적은 연금으로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50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입양아들은 탕씨를 할머니라고 불렀으며, 탕씨의 남편과 친자식들은 어린아이들을 함께 돌봤다.
탕씨는 자신이 나이가 들고 기력이 쇠하자, 아이들을 입양 보낼 가정을 신중하게 알아보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대부분 좋은 가정으로 다시 입양 갈 수 있었다.
탕씨가 마지막으로 입양한 쌍둥이 형제도 이제 27살이 됐다. 그들은 자주 탕씨를 찾아 용돈을 주는 등 은혜를 갚고 있다고 한다.
쌍둥이 중 한 명인 장씨는 "탕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선행으로 12월 16일, 88세의 탕씨는 국가에서 일반인에게 수여하는 도덕상 후보에 올랐으며, 아직 최종 명단 발표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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