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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괴물'이라고"…하와이로 떠난 화상환자母

등록 2024.05.09 08:08:12 수정 2024.05.09 08:18:52

'KonaJoa 코나조아' 채널 지난달 27일 게재

2015년 국내서 '화상환자' 내용 보도되기도

"가장 큰 고통은 병원 문 나서면서 시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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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KonaJoa 코나조아'는 지난달 27일 '내가 차별과 편견의 나라 한국을 떠나온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사진=코나조아 채널 캡처) 2024.05.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어느 날 아이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같이 탄 아이가 '괴물이야'라고 크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아이 부모는 오히려 자기 아이가 겁먹었다고 생각하고 감싸고는 괴물한테서 자기 아이를 보호하듯 저희 아이를 무섭게 노려봤습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이 시선의 감옥에 갇힌 죄 없는 아이를 탈출시켜야겠다고."

9일 유튜브에 따르면 'KonaJoa 코나조아(구독자 약 2만5400명)' 채널은 지난달 27일 '내가 차별과 편견의 나라 한국을 떠나온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와 사정을 가지고 이민을 선택한다"며 운을 뗀 후 이같이 털어놨다.

현재 미국 하와이에서 거주 중인 50대 여성 코나조아는 20년 전 불의의 사고를 당한 아들을 위해 이민의 길에 올랐다. 실제로 어릴 적 기름이 끓고 있는 냄비를 무심코 잡아당기면서 온몸에 50% 화상을 입어 2주간 생사를 오갔던 그 아이의 이야기는 지난 2015년 한 언론에서도 보도된 바 있다.

아들은 당시 수술 및 투병을 거쳐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다른 아이들로부터 '괴물'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기 일쑤였고, 밖으로 나가는 대신 스스로 유폐되는 길을 택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코나조아는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하는 가장 큰 고통은 병원 문을 나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그 투병의 흔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세상의 편견이 더 큰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하와이에서 10년 넘게 호텔 청소부로 근무하고 있다는 그는 과거 이민을 떠나오기 전 이름 있는 회사의 관리자로 재직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매일 고통에 시름하는 자신의 아들을 위해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기러기 엄마' 신분으로 삼촌이 있던 하와이에 터를 잡게 됐다고 그는 언급했다.

현지 학교에서도 아이가 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경험담을 전하기도 한 그는, 동시에 성별이나 인종·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통신문을 받았던 기억도 머릿속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코나조아는 "한국에서도 차별 금지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엘리베이터에 탄 아이가 제 아이를 대놓고 괴물이라 부르지도(않았을 것이고), 설사 그랬다 해도 올바른 인식을 가진 부모라면 아이를 혼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제 아이의 여린 동심이 시퍼렇게 멍이 들지도, 놀리는 아이도, 쯧쯧거리면서 어쩌다 그리됐냐 묻는 어른도 없이 한국에서 잘 이겨낼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또 아이가 차별받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피력하면서도, "머리를 조아리며 사모님이라 칭하는 사람도 없고 큰 회사의 높은 직급이 없어도 모든 게 괜찮았던 건 웃음을 찾아가는 아이와의 하루가 너무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혼 후 안정적인 일을 얻기 위해 호텔에 취업했다고도 밝힌 그는 "흉터가 옮기는 병도 아닌데 불쌍하다는 눈빛을 보내고, 대놓고 피하기도 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며 "어디선가 끔찍한 고통과 싸우고 계시는 화상 환자, 가족분들이 힘든 시간 잘 견뎌내시고 극복할 수 있길 기도한다"고 했다.

한편 코나조아 채널은 그동안 ▲현지인 추천 맛집 ▲호텔 청소부 수입 ▲한 달 생활비 등을 비롯해 일상 브이로그 콘텐츠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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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괴물'이라고"…하와이로 떠난 화상환자母

등록 2024.05.09 08:08:12 수정 2024.05.09 08: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