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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었네'…거센 후폭풍 부른 만우절 장난들

등록 2024.03.31 14:00:00 수정 2024.03.31 14:35:23

'2003년 빌 게이츠 피살 오보'…국내 언론 '줄줄이' 정정보도

美 대통령의 '유쾌한' 거짓말부터…CEO의 '썰렁'한 거짓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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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국 BBC TV'는 지난 1957년 4월 1일 탐사 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를 통해 '스파게티가 자라는 나무가 있다'라는 만우절 장난을 쳤다. (사진= 'My스위스' 채널 캡처) 2024.3.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만우절(April Fools' Day·4월의 바보). 매년 4월 1일은 장난 섞인 농담이나 가벼운 거짓말이 허용되는 날이다. 만우절을 맞이해 국내 기업들도 풍자, 패러디 등의 마케팅으로 유쾌한 거짓말에 동참하기도 한다.

만우절은 서양에서 유래된 풍습이다. 이날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이들을 '4월의 바보'(April fool) 또는 '푸아송 다브릴'(Poisson d'avri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러 문화권에 오랜 전통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확한 기원은 세상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만우절을 둘러싼 다양한 설들은 존재한다.

가장 유력한 설은 '16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1560년대 프랑스인들은 3월 25일을 신년으로 보내고 4월 1일까지 축제(춘분제)를 지냈다. 하지만 1564년 프랑스 왕인 '샤를 9세'가 달력 계산법을 '그레고리력'으로 변경했다.

역법 변경으로 신년은 1월 1일로 바뀌었지만, 이를 모르던 일부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4월 1일까지 신년 축제를 즐겼다. 이를 목격한 일부가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따라 하는 장난을 쳤고, 그 장난이 만우절의 시초가 됐다는 설이다.

역대 큰 화제를 모았던 만우절 장난들을 중심으로 모아봤다.

2003년 빌 게이츠 피살 오보…국내 언론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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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MBC'는 지난 2003년 4월 4일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이 피살됐다'고 오보를 전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2024.3.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만우절 장난으로 국내 언론계를 한바탕 뒤집었던 일이다. 사건은 지난 2003년 4월, 한 네티즌이 CNN 모방 사이트를 만들어 '빌 게이츠가 암살됐다'라는 내용의 소식을 게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해당 사이트에 실렸던 내용은 "로스앤젤레스 맥아더 공원에서 개최된 자선행사에 참석 중인 빌 게이츠 회장이 인근 공원 플라자 호텔에서 날아온 두 발의 총탄에 맞고 쓰러졌다", "빌 게이츠는 피격 즉시 인근 빈센트 메디컬 센터로 긴급 후송됐지만, 이날 낮 12시 46분(태평양 시각 기준) 사망했다"고 전해졌다.

그 탓에 MBC, SBS, YTN 등 주요 방송사들은 '빌 게이츠 MS 회장이 피살됐다'라는 내용으로 속보 경쟁을 펼쳤다. 심지어 IT, 증권 분야 매체인 inews24, 이데일리 등에서도 내용을 전하며 주가가 잠시 출렁이기도 했다. 이후 오보를 인지한 언론들은 모두 정정 보도를 했다.

1997년 클린턴 대통령의 '거짓말 브리핑'


지난 1997년 4월 1일, 미국 대통령 클린턴이 대변인 매커리 대신 직접 백악관 브리핑룸에 나타났다.

영상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던 그는 "몹시 안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다"며 "매커리 대변인이 백악관 계단에서 무릎을 다쳐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공보실에 있는 25살 직원을 후임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25살 공보실 직원이 등장해 실제 브리핑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예정에 없던 대통령 출연으로 CNN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백악관을 중계했다. 이후 대변인 매커리가 등장해 "만우절을 축하한다. CNN이 생중계까지 해줘서 고맙다"며 거짓말임을 밝혔다. 미국 대통령의 깜짝 만우절 거짓말로 CNN은 정정보도를 해야만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망했다" 농담…여론은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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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2018년 4월 1일 '테슬라가 파산했다'라는 내용의 만우절 거짓말을 쳤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2024.3.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018년 4월 1일(현지 시각)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X(구 트위터)에 '파산하는 테슬라'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본문은 "부활절 계란을 대량 판매하는 등 자금 마련을 위해 노력했지만 슬프게도 테슬라는 완전히 파산했다"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일각에서 제기되던 테슬라 파산설을 반박하기 위한 농담이었다.

또 테슬라의 첫 보급형 전기차 '모델3'에 몸을 기댄 채, '파산!'(bankrupt)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자기 모습을 찍어 올렸다.

하지만 회사의 위기를 유머로 넘어가려는 경영인의 셀프 풍자는 오히려 냉담한 여론을 맞이했다. 당시 테슬라는 '모델3'의 생산 차질, 재무 상황 악화로 주가가 압력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우절 농담도 시기적절한 때에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로 남았다.

영국 BBC '나무에서 자라는 파스타'


1957년 영국 BBC TV는 간판 탐사 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을 상대로 만우절 장난을 쳤다.

영상을 통해 "스위스에서 온화한 날씨와 스파게티 바구미 박멸 덕에 풍년이 왔다"며 "농부들이 나무에서 스파게티를 수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영상에는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스파게티 면이 등장했다.

이에 많은 영국인들은 감쪽같이 속았고, 방송 이후 BBC는 먹통 수준의 전화를 받아야만 했다. 발신인들의 '스파게티 나무의 출처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관계자는 "스파게티를 토마토소스 통에 넣고 마음속으로 기도해라"라고 답한 유명한 일화도 전해졌다.

설악산 흔들바위 추락?…가짜 뉴스가 '실검 1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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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2020년 4월 1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온라인상에 퍼진 '설악산 흔들 바위가 추락했다'라는 소문에 직접 해명했다. 2024.3.31. [email protected]

해마다 국내 만우절 이슈로 떠오르는 바위가 있다. 그 주인공인 '설악산 흔들 바위'는 아무리 밀어도 흔들리기만 할 뿐, 제자리를 벗어나지 않기로 유명하다.

지난 2020년, '설악산 흔들 바위 추락'이라는 키워드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파장이 일자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흔들 바위는 건재하다"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또 지난 2022년 4월 1일에는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거짓말이 퍼져나갔다. 내용은 '설악산 흔들 바위를 미국인 관광객 11명이 추락시켜 문화재 훼손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라고 전해졌다.

흔들 바위를 둘러싼 가짜뉴스는 23년 전부터 시작됐다. 이후 온라인 발에서 조금씩 내용만 바뀐 채 재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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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었네'…거센 후폭풍 부른 만우절 장난들

등록 2024.03.31 14:00:00 수정 2024.03.31 14:3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