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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양팡 "과장된 연기로 오해받을땐 속상해"[일문일답]

등록 2024.03.22 05:00:00

방송 진행부터 편집까지 전반적으로 직접 관리한다

양팡 전매특허 '구독송'…"직접 가사 다 썼을 정도"

"'그때 그 시절 유명했던 양팡'으로 기억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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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BJ 겸 유튜버 양팡이 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22. [email protected]



유튜브, 틱톡과 같은 영상 플랫폼은 콘텐츠 생태계 내에서 '우먼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국내 최초로 다이아몬드 버튼을 획득한 제이플라부터 93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걸그룹 블랙핑크까지 한국 여성들의 활약에는 거침이 없다. 튜브가이드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참신한 아이디어와 색다른 라이프스타일로 자신만의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3명의 여성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구독은 했니~ 안 했으면 지금 당장 해"

아예 안 불러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따라 부른 사람은 없다는 유튜브 '양팡'(구독자 145만명) 채널의 인트로 송이다. 지난 2019년 공개된 '구독은 했니'는 작곡가 김댕과 가수 정효의 도움을 받아 탄생했다.

지난 18일 뉴시스는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유튜버 겸 BJ 양팡(27·양은지)을 만나 그의 콘텐츠와 방송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등 전반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고. 이에 대해 "아무리 편집자여도 내가 방송할 때 의도한 부분을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다"며 "편집자와 썸네일도 많이 고민한다. 영상 인트로에 등장하는 '구독송'의 가사를 직접 다 썼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양팡' 채널은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불필요한 효과음이나 자막을 사용하지 않는다. 버릴 것 없이 필요한 효과들로만 구성돼 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은 영상 편집 방식은 양팡의 자유분방함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또 롱폼(10분 이상의 긴 영상)과 숏폼(1분 내외의 짧은 영상) 모두 힘을 쏟고 있다. 양팡이 대표인 '양팡컴퍼니'는 2명의 편집자를 롱폼과 숏폼 제작에 각각 배치했다. 자극적이고 휘발성이 높은 숏폼에만 힘을 쏟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9년간 방송을 진행하며 생긴 속사정에 대해서는 "날 것을 보여준다고 해도 방송은 방송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재미를 위해 과장된 연기로 상황을 이끌어가다 보면 간혹 시청자들의 반응이 내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가 있다. 방송도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해서 어쩔 수 없다"며 "나는 실제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있을 때면 속상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아울러 '어떤 크리에이터이자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라는 질문에도 답했다. 그는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Y2K(세기말)를 떠올리면 '그때 그 시절에 유행했던 얼짱시대'라는 말이 따른다"며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우리 그때 그 시절 양팡 엄청 유명했지' 정도로 남으면 좋겠다. 그리고 재밌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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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BJ 겸 유튜버 양팡이 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22. [email protected]


다음은 유튜버 겸 BJ 양팡과의 일문일답.

-콘텐츠 소개와 향후 목표를 자유롭게 말해달라.

"꾸밈없이 보여주는 일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9년 동안 부산에서 방송을 계속했는데, 최근에 첫 시도이자 첫 자취를 위해 서울에 왔다. 서울에서 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콘텐츠를 해보고 싶다."

-방송 진행자로서 연차별로 들었던 고민이 다를 것 같다. 고민이 생길 때마다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현재는 어떤 고민이 있는지 자유롭게 들려달라.

"방송 초 중반까지만 해도 재밌고, 좋아서 고민이 없었다. 한 직장에서 10년 가까이 한 길만 걸은 사람보고 대단하다고 하지 않나. 19살에 시작했던 방송이 곧 30살을 앞뒀다. 30살이 되기 전까지 다른 무언가 하나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요즘 20대를 더 열심히 보내고 싶어서 실시간 방송, 유튜브 영상 모두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양팡 콘텐츠는 시청자와 함께 커가는 방송이라 해도 무방하듯, 양은지의 20대 시절이 모두 담겨있기도 하다. 본연 날것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많은 팬들을 보유할 수 있었던 강점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힘든 점도 존재할 것 같은데 어떤가.

"날것을 보여준다고 해도 방송은 방송이다. 방송적 재미를 위해 과장된 연기로 상황을 이끌어가다 보면 간혹 시청자들의 반응이 내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가 있다. 방송도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해서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나는 실제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있을 때면 속상하다."

-양팡의 콘텐츠를 보면 편집 방식이나 썸네일 제작, 인트로및아웃트로 영상 등에서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위의 작업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업무를 편집자가 주로 하겠지만, 본인이 관여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인가.

"나는 다 관여한다. 영상 업로드 전까지 편집 영상을 받아보고 확인한다. '이 부분 더 추가해달라, 빼 달라'고 하면서 편집을 내 입맛대로 바꾼다. 왜냐하면 편집자여도 내가 방송할 때 의도한 걸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썸네일도 편집자와 많이 고민한다. 영상 인트로에 등장하는 '구독송'의 가사를 직접 다 썼을 정도다. 친한 작곡가인 김댕이 작곡해 줬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대부분 힘들 때 내 방송을 많이 보고 힘을 얻었다고 하더라. 지금은 괜찮아져서 나를 응원하고 후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또 인터뷰 오기 전, 자폐증을 앓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께서 쪽지를 보내왔다. '나로 인해서 웃고, 삶의 낙을 찾았다'고 하더라. 이렇게 내 방송이 유일한 낙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

-어떤 크리에이터이자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Y2K(세기말)를 떠올리면 '그때 그 시절에 유행했던 얼짱시대' 이런 말이 따라붙지 않나.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우리 그때 그 시절 양팡 엄청 유명했지'로 남으면, 그 정도만 되면 좋을 것 같다. 재밌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가족과 사이가 끈끈해 보인다. 또 가족들이 양팡의 방송에도 많은 도움을 주신 걸로 아는데, 유쾌한 가족 분위기의 비결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하는 방송을 통해서 여러 콘텐츠를 진행하다 보니 가족 간에 몰랐던 케미를 발견하게 된다. 방송을 통해 몰랐던 부분들을 서로 알게 될 때 유대관계가 더 끈끈해지는 것 같다. 어릴 적부터 내 성격이 시끄럽고 왈가닥해서 언니가 무작정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예전에 방송을 진행하다가 가족끼리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그때 언니가 평상시에도 내 걱정을 많이 했던 걸 알게 되면서 오해가 풀렸다."

-가장 존경하는 여성 또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여성은 누구인가.

"우리 엄마다. 동료 BJ와 유튜버들을 통해 수많은 사례를 봐왔다.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그 과정에 엄마가 없었다면 과연 가능한 일이었나 싶다. 내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중심을 잡아줬던 분이다. 그 덕에 지금까지 잘 견디고 있지 않나 싶다."

-여성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내가 부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노블클럽(1억원 이상 기부한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그린노블클럽 행사에서 내가 상을 받게 됐다. 모든 회원이 30대 후반 이상의 남성 기업인들이더라. 그중에 엄청 어린 20대 여성이 나 혼자였다. 그때 모든 회원과 찍은 기념사진은 보기만 해도 뿌듯하다."

-초록 어린이재단을 후원처로 선정한 이유가 있나.

"후원하는 목적은 내가 힘들었던 시기에 방송을 통해 맹목적인 후원을 받고 삶이 괜찮아졌기 때문이다. 나는 많은 사람이 도와준 만큼 받은 걸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강아지', '독거노인', '어린이' 등 여러 군데에 후원을 많이 해봤다. 아무래도 조금 더 자라나는 친구들이 더 좋은 환경을 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시청자들이 10대 후반인 친구들이 많은 것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그 취지에 가장 적합한 곳이 '초록 어린이재단'이고 지금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양팡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다른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항상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기적이지 않은 범위안에서 나를 세상의 0순위라고 생각하고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저는 솔직히 남 눈치를 많이 봐오던 사람이다. 남 눈치를 보다 보니까 해야 할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고 넘기다 보니까 호구가 돼 있는 입장이더라. 그러면서 내가 바보가 되어있고 나쁜 사람이 되어있다 보니까 이제는 변해야겠다 생각한 거다. 내가 더 소중한 사람이고 남을 배려하는 것도 좋지만, 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땐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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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양팡 "과장된 연기로 오해받을땐 속상해"[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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